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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2015-05-01 00:04:45, Hit : 399, Vote :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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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용주시인




- 한맥문학 시 부문 등단
- 글벗문학회 회원
- 대전작가회의 회원
- 한국기독교작가협회 부회장 및 대전충청 지회장
- 한국문학작가연합회원

*홈페이지 http://pangse.kll.co.kr/
*이메일 bulam3@hanmail.net  



찻물을 달이며
             배용주



젊은 날의 기억이 깡그리 잊힐 때까지
어떠한 미움 없이 지우며 살자
소식하나 몰라도 갈잎들은 지고
긴 겨울 눈사람처럼 외로이 녹듯
봄 오면 헛소문처럼 잊힐 우리,
11번가에서 지우며 살기로 하자

지우다가 아예 잊혀서
뜬금없이 떠오르는 날이 온다면
그 골목 베네치아 커피숍에 앉아
바이올린 켜는 소리에 젖으며
온 속이 다 젖도록 눈가에 음표를 달고
잊었던 날들을 꺼내어 추억하듯이

때로는 무엇엔가 이끌려 곡성행 열차를 타고
철컥 철커덩 가뒀던 믿음의 자물통을 풀겠지
가는 동안 빈자리에 달빛이 어른거리고
누군가는 꽃잎 한 장 차장에 매달지만
나는 달리는 콧날에 월성을 쌓는다

이른봄 곱게 핀 남녘의 눈처럼
수북이 이불 깔고 누운 매화 꽃잎 사이로
섬진강 강바람에 달빛은 지고
양지 가지 허물고 그대 그리다
눈부신 그 얼굴 흘려보내며
이마에 꽃 필 때 두 손을 모은다



팽이
        배용주



팽이를 돌린다
아들이 그려 넣은 무지개 팽이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잘도 돈다
원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빛깔들이
자신의 궤도를 포개며 원반을 만들어 갈 때
이탈하지 못한 보랏빛 테두리가 모를 새운다

팽이가 무지개를 그려갈 때
머릿속에 그려놓은 추상들이
어지럽게 기억을 헤집는다
뒤꼍과 앞마당을 도망치던 그때처럼
무섭게 후려치던 왼손잡이 형의 채찍소리
쉽사리 벗어날 수 없는 모난 발자국 찍는다

머릿속에서 끝없이 되새기며
나락에 숨겨진 무지개를 끌어올리려
말뚝에 매인 염소처럼
스치는 수식들과 뒤척이다
이 밤도 거실 등을 켜고 모로 누운 채
알 수 없는 자유를 찾아 밤을 새운다






이영애시인
전성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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