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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박가월(완규)시인 추모글 모음 ●


>>>>  故 박가월(완규)시인 추모글   <<<<<


□ 故 박가월 시인

-1954년생
-월간『문학세계』시 신인상
-한국문학작가연합 편집국장
-서울대 문학과예술 동호인
-계간『문학에스프리』운영위원
-계간『현대문학사조』 편집위원
-시집『황진이도 아닌 것이』(2007)
-한 남자의 한달생활비내역보고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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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박가월시인의 SNS 마지막 글
    2018.7.15 (07:41)

개망초  
                   박가월

내 자식을 저리 내질렀으면
욕을 참 많이 얻어먹었을 게다
반듯한 자식하나 없이
땅을 혼란스럽게 어지럽혔다고
홀대도 많이 당했을 게다
아무데서나 제멋대로 자라났기에
통제 불능의 자식들에 삶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생식
지구가 온통 내 자손의 터전일 게다

농부들은 한두 해도 아니고
망할 놈의 자식들이라고
해마다 손가락질 해댔을 게다
욕은 욕대로 얻어먹고 살아도
감히 누가 맞서 대들겠는가
모강댕이 똑똑 잘라낸다고 한들
자르는 놈 손만 아플 뿐이지
이게 어디 살아질 잡초이던가

허접한 잡풀이라고 깔보지 마라
가난한 시절에 추억이 많은 꽃이라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을 게다
초식동물에 먹히고 뜯겨도
사라지지 않는 끈질긴 생식력에
아낌없이 내주어도 살아남는
흔한 잡초도 하나의 축으로
지구의 균형에 없어서는 아쉬운
독특한 이름을 달고 살아갈 이유다.  

[시와 창작 발표 2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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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박가월시인의 詩

어느 시인의 肖像
                         박가월

본시에 詩人은 쓸개와 肝이 있었습니다
시인은 그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쓸개는 뽑아서 韓藥房에 갖다 주었고
간은 거북이에게 보내었습니다
시인은 한 번의 울음으로 사랑을 해방시켰고
한 번의 울음으로 자유의 날개를 폈습니다
이러한 시인은 울음으로 꽃을 피우고
울음으로 幸福을 찾았습니다
시인은 항시 악의가 없고
누가 하자는 대로 따랐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결백하였습니다
옳은 일은 손해를 봐도 하였지만
그른 일은 추후도 후회하지 않는
진실을 찾았습니다
시인은 인정이 많아 남을 도왔고
돕는 일에는 희생을 무릅쓰고 찾아 하였습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는 티끌만치도 하지 않았고
남의 싫은 소리는
들어 모아 바람에 실어 날려 보냈습니다
남의 괴로움을 같이 괴로워하면서
남의 잘못을 이해해 주면서도
시인의 잘못은 용서하지 못하고
몹시 자책하였습니다
겸손과 자상함을 생활의 信條로 여기고
자유로운 물결을 추구하고
인정의 바람 따라 흔들리는 착하디착한
이러한 시인은 어느 날 죽었습니다
…… 그 후 ……
詩人의 무덤을 찾아 주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무덤에는 풀이 무성하고 바람만이 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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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 SNS상에 올린 동인님들의 추모 글 입니다.

> 김낙필
▒ 問喪 ▒
                김낙필
            
박시인은 참 착한 사람이다
누구에게 害 끼치는 일은
할 위인이 못되고
늘 아이들처럼 해맑고 순박한 사람이다
막걸리도 참 좋아하고 산에 다니는 것도 두루 좋아했다
물론 건강 유지에 산행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어제 2호선 전철 사당에서 헤어지면서 그에게 말했다
"내일은 산에 가지마"
"폭염에 더위 먹으면 다음날 일도 못해"
"알겠다" 하며 그가
악수한 손에 힘을 꽉 주며 웃었다
그러더니 오늘
기어이 건강 챙기려고 간 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운명을 달리했다
生이 이리 허망하고 무참하다
어제 본 文友가 오늘은 이 세상에 없다
나의 生도 이와같이 기약이
없으려니 한다
검은 티셔츠를 주섬주섬  걸치고 황망하게 문을 나선다
문밖은 한여름 더위로 여전히 끓고 있다
그사람은 갔는데 상청 옆에서
나는 산사람이기에 돼지머리 편육과 육개장을 앞에 놓고
소주 잔술을 목으로 넘기며  앉아있다
어제는 같이 술잔을 기우렸었는데


<박가월 시인 상가에서>




> 이향숙

비보를 접했다.  
한국문학작가연합 박가월 시인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시인님의 따님으로부터 전해왔다.
체감기온이 38도를 육박하는 이폭염에 산에 오르셨다가 변을 당하셨다고 한다.
멍하다. 온 몸 맥이 풀리고 가슴아프고 목이 메인다.
어제 서울서 정기모임으로 얼굴을 뵙고 왔는데
이게 무슨 허망한 일인가.
워낙 산을 좋아하셔서 계절을 가리지않고 매주 휴일날에는 항상 산을 오르시곤 하셨다.
가월시인님과의 인연은 13년전 시로 맺어졌다.
한국문학작가연합의 초창기부터 함께 해 왔는데
항상 분위기를 띄우기위해 우렁찬 목소리로 시낭송을 하셨는데
이젠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니 더욱 안타깝고 슬픈일이다.
막걸리를 좋아하시고 친구를 좋아하시고 부지런하시고
남에게 하는 배려는 천직이다 싶을정도로 남을 위해 마음을 아끼지 않으셨다.
화려한 꽃보다 수수한 들꽃을 좋아해서 시도 들꽃제목으로 쓴 시들이 있다.

이젠 들꽃을 봐도  박가월 시인님이 생각날것 같다.
'춘도야','주안역에서','황진이도 아닌것이' 등등
주옥같은 시들은 우리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을것이다.


> 김영철

어제는 시원한 막걸리 함께 기울였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 꽃시 한 수 놓으시고...
아무리 인생이 덧 없다고는 하지만
홀연히 가시다니요. 떠나시다니요.
착하디 착한 가월 시인님...
이승에서 그랬던 것 처럼
해맑게 해맑게 웃으시겠지요.
눈 시리게 푸른 저 하늘에서



> 이향숙 / 유채

"박가월 시인님 동안 챙겨주신 마음 감사했습니다.
시낭송 하시는 목소리 들을수없어서 매우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비보를 듣고 한동안 멍했습니다.
쏟아지는 눈물에 가시는길 행여 힘들까봐 간신히 마음 붙잡고 문자올립니다.
이 문자도 마지막이 된다고 생각하니 목이 메입니다.
동안 주신 사랑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좋은데 가셔서 남아있는 가족들 살펴주시길 바라고
쓰고 싶은 시 맘껏 쓰시길 바랍니다.
길지않은 소풍이셨지만 천상에서의 소풍은 영원하시길 바랍니다.
펜을 놓자니 아쉽습니다.
오래도록 슬퍼하면 망자의 기는길이 안좋다하네요.
그래도 슬프고 안타깝고 견디기 힘든일.
'황진이도 아닌것이 '시낭송 하시는 목소리 듣고싶어지네요.
소중한 가족들도 슬퍼서 견디기 힘들것입니다.
언제나 제겐 존경스럽고 멋진 시인이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 나만의 별 ▒
                     유채 이향숙

뭇사람들에겐 띄지 않지만
내 눈에 유난히 빛나는 별.

어두운 마음속에 환하게 자리잡은
별빛의 파장은 나를 길들입니다.

뜨거운 열정은 아니지만 나를 설레게하는 별.

유독 나를 위해 존재하는 별인양 마음이 동요됩니다.

새벽에 가려진 별이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빛을 발하는 나만의 별.



> 최대승

오늘은 슬픈 날입니다. 전날은 한문연 모임이 있었고,
나는 불참하고 보령으로 갔습니다. 단체카톡으로 올라오는
사진과 소식을 접하며 '좋구나'하고 슬며시 웃었지요.
보령해변시인학교에서 마지막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날아든 비보 문자 하나가 모든 것을 중지시켰고
하늘이 가라앉고 땅이 빙빙돌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완규 딸되는 박설아입니다
7월15일낮에 산을타다 의식을잃고 쓰러지셨고
사망상태로 장례식장에 안치되었습니다.
인천중구 인항로 27 인하대병원장례식장입니다''
내가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친구 같은 박가월 시인입니다.
그의 시가 좋아 <춘도야> 라는 시의 시평을 써서 [갯벌]지에 실었고
기회가 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낭송을하곤 하였습니다.
운명처럼 우연한 기회에 만나 서로를 좋아했고
한국문학작가연합 회원으로 나를 이끌었었습니다.
''그리움까지만 인연이라 하자''고 노래했던 시인이
결국 그리움을 남겨놓고 떠나갔습니다.
북서울 숲에서 현대문학사조 시화 전시중인 시화가 날아와
빈소를 안내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너무 맑게 웃고 계십니다.
빈소 앞에 향을 꽂으며 한없이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딸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하는 건지 ...오늘은 너무 아픈 날입니다...

2018.7.15



> 이병헌

▒ 가월시인 영전에 ▒

무심코 열어본 휴대전화 속에
가월시인님의 소풍이
기록되어있었습니다

미안한 마음 가득하던 차
채근의 목소리인줄 알았는데
떠남의 소식으로
멍하니 바라만 보았습니다

언제나
다정한 미소로 다가왔던 모습이
눈앞에 선한데
이제 만날 수 없는 강을 떠났다니요

입술을 깨물어도
느껴지지 않는 아픔에
시인님의 얼굴만 바라봅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고운 시 많이 담으세요

뜨거운 날이 원망스러운 날
그렇게 시인님을 보냅니다


> 최대승

▒ 질마재 ▒
                최대승

질마재 넘어가는 시인의 어깨에는 풀잎이 돋는다.

초동의 흥얼이는 소리가 나무에 걸리고
울러 맨 책보가 딸그락거린다
나뭇잎 사각이면 겁나던 고갯마루
주저앉고 싶은 다리가 후들거린다
돌아보는 길은 아득히도 멀다
새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등을 떠미는 질마재
뒤돌아보는 길은 잡을 수 없는 세월이다
제대로 엮어보지도 못한 투박한 삶이 걸터앉는다

묵상으로 앉아
돌아오지 않을 길을 헤아려본다
운무가 깔린 새벽녘 산같이
뿌옇한 길이 안개에 묻혀 사라져간다
이슬에 젖은 거미줄만 당차게 서있는 나무와 나무 사이
아릿한 야망이 넘실거린다

떠날 수 없는 안식처
질마재는 삶의 그림이다
버리지 못하는 연인의 노래다


*박가월 시인이 고향을 다녀왔다고 자랑하던 날
내 고향인 것처럼 느끼며 쓴 시다.? 이 시를 보고 좋아했던?날이 떠오른다.
언젠가 꼭 같이 가보자 했었는데 이제는 혼자 막걸리 한 병 사들고?가봐야할 거 같다.
어차피 살아가는 거야 혼자인 거고 가는 것도 혼자인 거지만
오늘은 참 허전하고 쓸쓸하다.


> 이영

기다림에 대하여

가난해도 넉넉한 바램
실망하지 않을정도로
희망을 살짝 얹고 산다

박가월 시인님이 안계신 인천은 언제나 텅빈 공간일것 같습니다
늘 그리운분 마음놓고 보내드려야 하는데  
그 끈을 언제쯤 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윤인환

박가월 시인님
세상에서의 고단한 일상을 쉬시고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한 삶 이어가시길 빕니다
늘 님의 웃는 모습 기억 하겠습니다ㆍ
늘 님의 진솔된 마음 기억하겠습니다ㆍ

우리들의 인연이 여기까지여서
슬프고 슬프지만,
박시인님의 명복을 고개 숙여 비옵니다!!


> 최대승

   ▒  미소 ▒
                    최대승  

''말을 읽을수 있는 영원하고 불멸한 인간의 꽃'' *
그래, 인간의 꽃
빙그시 웃고 있다
꽃처럼, 꽃이 된 듯이 미소를 짓고 있다

''기쁘게 하고 슬프게도 하는 마음의 향기'' *
그래, 마음의 향기
기쁜 날을 불러와 앉혀놓고 보란듯이
술잔을 든다
커어, 소리도 못내고 술잔을 든다
술잔에 묻어오는 향이 마음의 향기라면 들이켜야지
군말 없이 들이켜야지
그러나, 오늘은 건배도 못하고 미소도 짓지 못하고 웃지도 못하겠다

마음의 향기가 십년을 가고 백년을 가고 천년을 간들
비교할 게 없이 좋고 좋은들 뭐하겠나,
향 좋고 빛 좋은 꽃들에 묻혀 한낱 바래지고
향이 타는 몽롱한 내음이 나를 감싸
안개로 젖어오는 수많은 날들이 빗물로 떨어지는데

오늘 나는 향기를 못 맡겠다
꽃 한 송이  제대로 못 보겠다
웅얼거리는 소리에 묻혀
의미도 향기도 없는 미소를 짓고 있다

실없이 웃는 것은 웃는 게 아니다
생기로 돋아날 때 미소가 품는 것이 향기다
오늘 나는 향기를 못 맡겠다
꽃 한 송이 제대로 못 보겠다.

*박가월 시인의 시 <미소> 중에서
180718



> 고상돈  

▒  故박가월시인님을 배웅드리며 ▒
                         청암/고청명

어제 밤
술잔을 채워 주시고
잔을 부대껴 주시며
환히 웃어 주시더니
오늘 아침엔
개망초꽃 하얗게 흐드러진
시 한 수를 올려놓으시고
훌쩍 산에 올라 귀천하셨네

황망한 소식에
넋을 놓고 맥 없이 있다가
가시는 길
즐기시던 막걸리 한 잔
영정에 올리려 찾았더니
환희 웃으시는
영정사진으로 반기시기에
향 한 대 피우며
막걸리 부어 놓고
넙죽 절하며 여쭈었네,
"천국에 먼저 가셨으니
천국 물 관리 잘 해 놓으시라" 고


> 이향숙

비보를 접했다.  
한국문학작가연합 박가월 시인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시인님의 따님으로부터 전해왔다.
체감기온이 38도를 육박하는 이폭염에 산에 오르셨다가 변을 당하셨다고 한다.
멍하다. 온 몸 맥이 풀리고 가슴아프고 목이 메인다.
어제 서울서 정기모임으로 얼굴을 뵙고 왔는데
이게 무슨 허망한 일인가.
워낙 산을 좋아하셔서 계절을 가리지않고 매주 휴일날에는 항상 산을 오르시곤 하셨다.
가월시인님과의 인연은 13년전 시로 맺어졌다.
한국문학작가연합의 초창기부터 함께 해 왔는데
항상 분위기를 띄우기위해 우렁찬 목소리로 시낭송을 하셨는데
이젠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니 더욱 안타깝고 슬픈일이다.
막걸리를 좋아하시고 친구를 좋아하시고 부지런하시고
남에게 하는 배려는 천직이다 싶을정도로 남을 위해 마음을 아끼지 않으셨다.
화려한 꽃보다 수수한 들꽃을 좋아해서 시도 들꽃제목으로 쓴 시들이 있다.

이젠 들꽃을 봐도  박가월 시인님이 생각날것 같다. '춘도야','주안역에서',
'황진이도 아닌것이' 등등 주옥같은 시들은 우리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을것이다.


> 전성재

십년을 훌쩍 넘게 문인으로 만나 글향이
좋아 글속에서 서로 가족같은 연을 맺어온
시인 박가월(본명 박완규) ㅡ
지난 토욜 서울 송파구에서 모임때도
늘그랫듯 즐겁게 만나 막걸리 나누며 얘기 꽃
피우며 좋은 시간 가졌는데 ㅡㅡㅡ
어제 (7월15일) 오후 황망한 비보를 접하고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인천계양산 등산길에
갑자기 소천 하셨다는 전갈이다
건강하셨는데 하루 사이에 왠 날벼락 이란 말인가
부리나케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달려
갔으나 시인의 얼굴은 보질 못했고 영정사진
대신 시인의 미소라는 작품이 나를 반겼다
생전에 낭랑한 목소리로 시낭송할땐 분위기를 압도할만큼 잘 하셨는데 ㅡㅡㅡ
춘도야 / 주안역에서 라는 시인의 작품은
행사때마다 압권 이었는데 ㅡㅡㅡ
이제는 들을수 없고 볼수 없으니 아픈 맘
어찌 달래야 할지ㅡㅡㅡ
조치원근처 질마재라는 본향으로 가실지
인천근처에 영면 하실지 ㅡㅡㅡ
가월 시인님 우리는 글속에서 당신을 만나
오랜시간 연을 맺으며 한맘으로 지내온
당신과의 시간들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이제는 본향으로 돌아가 무거운 짐 내려
놓으시고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로
가득채우며 편안하게 영면 하시길
우리 한국문학작가연합 식구들은
기도 드립니다
가월 시인님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합니다
이 메세지가 당신에게 드리는 마지막
이야기군요
ㅡ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ㅡ
ㅡ 소전 드림


> 유미란

▒  박가월시인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

행복이여, 찰나여, 순간이여!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영원하길
희구하노라ㆍ그대 맑고 순수했던 고운 흔적은
여기 저기 깊게 남아 그리움에 아프게 하는데

그대 어디로 가버렸는가
언제나 그대 벗인 높푸른 하늘과
지천의 꽃도 침묵만 하고 있으니
이제 바람으로나 그대 안부 들어야겠네ㆍ



> 故 박가월시인의 따님, 박설아

▒  늦은 답장  ▒

같이 산에 가자고 하시더니
어찌 돌아오시지 않으시는지요
보고싶을때 찾아오신다더니
끝내 일어서지 못하시는지요
일찍일찍 다니라 하시더니
더는 전화를 않하시는지요
시집가라 잔소리하시더니
이제 기다려주지 않으시는지요
정직하게 살라하시더니
정녕 갑자기 떠나시는지요

질마재 그리워
영영 그곳으로 가버리셨는지요
살갑던 문자대신
환한 미소(微笑)만 남기시는지요

-흥륜사정토원에서 -


> 최대승

그대, 사랑하는 이여,
옴짝 못하고 누워있는 그대를 보는 순간
속눈물을 꾹꾹 누르고 울었습니다
곱고도 멋지게 차려 입은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대, 사랑하는 이여,
길고도 큰 검정 차 독차지하고
미련 없이 떠나가더이다
밝혀놓은 차 안은 아름답고 화려했습니다
그대, 사랑하는 이여,
안녕이란 말은 하지 않으렵니다
나는 발길을 돌려 계양산으로 갑니다
함께 걸었던 그 길을 걷습니다
산비둘기 구욱구욱 울어대고 바람이 붑니다
정자에 앉아 그대를 그립니다
그대의 꿈을 꾸고파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산새 소리가 맑게 들려옵니다.
참 고요하고 한갓지게 평화롭습니다
편안합니다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춘도야를 읊조립니다


> 김영철

▒  별이 된 시인의 영전에... ▒

장마 끝 한여름
햇살은 따가워도
건듯 부는 실바람에
검은 넥타이 휘날린다.
늘 착하기만 했던 시인의
어제 못한 작별 인사려니.

어제는
곡주 함께 나눈 모습
사진 속에 남았는데
오늘은
세상시름 잊은 얼굴
액자 속에 홀로 있네.

시인의 미소는 해맑았고
힘찬 시 낭송 소리 낭랑하여
함께 잔 기울이던 막걸리 맛
입가에 아직 남았는데
소박하고 착한 시인.
세상에 없다. 다시 만날 수 없다.

이제 마지막 잔을 따르오니
어제 부족했던 술 입니다.
당신이 즐겨 하시던 막걸리
향 짙게 타오르는 영전에 올립니다.
뜨거운 태양,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빙그르르 어지럼증 나는 여름날.


2018.7.16  故 박가월(완규)시인의 영전에...



> 장지혜

▒  귀천 [박가월 시인을 기리며] ▒
                                         여연 장지혜

사람이 이렇게 가도 되는 건가요?
유언 한마디 아니, 가장 가까웠던 친구나 사랑하는식구들에게
말 한마디도 못하고 가시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것인지요.
평소에 산을 사랑했고 임께서 가장 자신있게 내딛던
산행에서 이렇게 쓰러져 손쓸 틈도 없이 허망하게 가시다니요.
시를 사랑하고 산을 사랑하고 순수를 사랑하고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것 외에는 터럭만큼도 욕심이 없었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사회에서는 정직한 일꾼이었던 사람,
누구나 진솔한 그의 인품을 사랑하였고 그의 시낭송을 좋아했었지요.
일한 만큼 거두기를 원했고 욕심이 있다면
시 짓기를 밥 먹는 일보다 더 좋아한 사람
오, 하늘이여
평범해서 인간적이었던 이 사람
팍팍한 세상에서 옹달샘처럼 목을 적셔주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이 사람을
어쩌자고 거두어가셨나요?
하늘에는 하늘의 길이 있고 인간에겐 인간의 길이 있다지요.
그런데 어쩌자고 인간다운 길을 목숨처럼 사랑한
이 사람을 거두어 가셨나요. 그래요. 아마 하늘에도
어쩔수없이 이 착한 사람이 필요 했던 게지요.
잘 가셔요. 부디 이생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에서
잘 사시길 빌게요.


> 유미란

▒  별, 그대  ▒
                      향원.유미란

늘 어두운 곳에서도 홀로 떠
잔잔한 미소로 빛이 되어주시던 그대

외로운 이들의 영원한 길잡이가 되고 싶으셨나
가신다는 말도 없이
진짜 별이 되어 떠나셨습니다.

그리 빨리 떠나시려고
하루를 열흘처럼 열심히 열정적으로 사셨는지요

그대의 발길, 손길, 눈길이 닿은 곳마다
그대의 빛고운 흔적으로 남겨진 이들의 가슴은
그대를 잃은 슬픔과 상심으로 비틀거리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두고 한 마디 이별도 없이
떠나야 했던 그대 슬픔만큼이나 하겠습니까

세상에 아무리 영원한 건 없다 해도
그대만큼은 우리 곁에 오래오래 남아
함께 시를 쓰며 저물어 갈 줄 알았습니다

우리 늙어 어느 시골 한 동네에서
오손도손 가족처럼 살자고 약속도 했는데
지난 약속들은 그리움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대 평안을 위해 떠나보내렵니다
그것마저도 그대 향한 사랑과 그리움이기에
두고두고 함게했던 순간순간을 추억하며
생이 다하는 날까지 기억하겠습니다.

머무는 그곳에서는
부디,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ㆍ



> 이경란

중원에 가월 있어라.
작은 들꽃의 이름을 불러주고
잊혀진 이름 목청 높여 불러주고
산에 생명을 심어준
그는 중원의 시인이었어라.
북에는 소월이 작은새
이름으로 전설을 노래했고
남에는 목월이 나그네
삶의 애환을 노래했고
중원에서
가월이 산새와 들꽃과 바람을 노래 했네



▒ 별을 그리다 별이 된 시인 ▒

                          최 명주

일요일 오후,  뜨거운 열기로 온 몸이 후꾼 거리고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을 식혀보려고 유리컵에 얼음물을 채우고  식탁에 잠시 등이 축축해진 몸을 쉬어본다.  선풍기에서는 뜨거운 바람을 내고 있었다.. 창밖은 여전히 나뭇잎마저 태울 것 같은 햇살이 창가에 들러붙어있다 밖에 볼일이 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 무력감에 의자에  등을 대고 있다가 문자 알람 소리에 헨드폰을 무심히 열었다. 문자를 읽던 난 갑자기 동공이 멈추는 듯도 하고 가슴에서 무언가 툭 떨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숨을 깊이 쉰 뒤  설마, 누구의 장난인가? 하며 다시 찬찬히 읽어보았다. 장난이라고 하기 엔 아버지의 부고를 알리는 딸의 글이 너무 정중했다  오늘 등산을 가셨다가 갑자기 세상을 달리 했다는 내용이였다. 한 문 연(한국 문학 작가연합) 회원 중 한 분인 박가월 시인님의 의 부고였다. 그래도 믿을 수 없어 다른 시인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무슨 소리 어제 다 같이 술 먹고 헤어졌는데” 했다 어제는 한 문 연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였다. 나는 며칠 전 운동하다 허리인대가 늘어나는 바람에 통증이 심해서 모임에 갈 수 없었다. 오래도록 못 만난 정다운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 보고 싶었는데 할 수없이 서운한 마음을 접고 참석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오늘 이런 문자를 받은 것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부엌에서 서성이기만 하다가 저녁때쯤 한 문 연 회원인 전 시인님과 연락이 닿아서 같이  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가는 차 안에서 박가월 시인님의 대한 못 다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박가월 시인님을 그리게 되었다.
내가 박 시인님을 알게 된 것은 한 8년 정도 되는 것 같다. 그 당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삐 살던 나는 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은 무엇 이였을까!  똑같은 일상에서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한 참 고민하던 중  소녀 때 가졌던 꿈인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특히 시를 좋아하던 나였기에 시를 쓰는 일은 내겐 직장생활로 바쁘지만 또 다른 즐거움 이였다. 인터넷을 하면서. 블러그를 개설해서 내가 쓴 시를 포스지팅하기도 하고  책을 읽다 좋은 글을 읽으면 그것도 포스팅 하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블러그는  어떻게 꾸미고 있는지  어떤 글을 올리는지 궁금해서 서로 친구 맺기도 하고 찾아가서 글을 읽고 댓글도 쓰고 하면서 나름 소소한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는 지냈다. 보냈다 그때 알게 된 박가월 시인님, 아이디를 ‘별’이라 부르고 있었다. 박 시인님은 내 글에  언제나 진솔하고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아주셨다. 별님의 블러그를 찾아가보면 오래 전부터 시를 써오셨는지 많은 시들이 포스팅 된 것에 놀랐고 시들은 대부분 때 묻지 않은 청정함, 소박하고 따뜻함이 배어있었다. 일상에서 스쳐가는 일들이 한 편의 시가 되어 별처럼 반짝였다. 언젠가 왜 아이디가 ‘별’ 이냐고 물었더니 정말 시를 잘 써서 별처럼 스타가 되고 싶다는 말에 시에 열정과 시를 사랑하는  마음에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시로 등단을 했을 때 많이 기뻐해주시고  많이 부족한 대도 편집 일을 맡고 있던  문예지에 글을 올릴 수 있게도 해주었다. 내 글이 문예지에 실린다는 그 기쁨이 참 컸었는데도 변변히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 참 좋은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한 문 연을 소개하며 함께 하자고 했다. 등단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직장일로 바쁜 나는 망설였다. 하지만 시인님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가족 같은 모임이고 시 쓰는 사람들끼리 자주 만나야 시를 잘 쓸 수 있다고 하도 성화를 하셔서 가입하게 되었는데 한 문 연 식구들과 몇 년을 함께 하면서 많이 가슴 따뜻하고 행복했다는  말도  아직 하지 못했다.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인연인데 함께 모여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 운지 모르겠다고 . 자주 만나도 오랜만에 본 듯 반갑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듯 편안한  한 문 연 식구라고 말했어야 하는데 언제는 말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한 마디 말도 없이 그렇게 홀연히 떠나버리셨다. 너무 사람이 좋아서 늘 손해만 볼 것 같은 사람, 술이 좋고, 사람이 좋아서 만나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 , 시낭송을 좋아해서 모임만 하면 시낭송을 해야 하는 사람, 어느 날 인가  시낭송을 잘 하고 싶다고 내게 도움을 청한 적이 있었다. 내가 시낭송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피치학원 강사라는 말에 도움이 되려니 하고 내게 부탁한 것 이였다. 시낭송 대회를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낭송을 잘 하고 싶어서 내게 도움을 청한 것에 내심 좀 놀랐고 연습  장소가 없어서 어느 여름날 석촌 호수에서 연습을 했다. 나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데 시인님은 남의 눈을 아랑곳 하지 않고 큰 소리로 시를 읊는 그 열정을 보고 있으려니 부끄러워한 내가 오히려 박 시인님에게 부끄러웠던 일이 가는 차속에서 내내 마음에 걸렸다. 참 맑고 착하신 분이였다. 그래서 어떤 땐 고의는 아니지만 너무나 착해서 내가 무시한 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잘 웃고 따뜻한 분이였다.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니  마음이 아팠다. 태어나는 대는 순서가 있어도 가는 대는 순서가 없다더니 아직은 아닌데,..아닌데 하는 생각에  장례식장 가는 내내 커다란 목소리로 시낭송을 하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저녁이 되어가는 되도 뜨거운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구름만 무심히 어디론가 흘러간다. 저렇게 별 시인님도 구름 따라 흘러갔다.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한 문 연 식구들을 만났다. 어제 만나서 함께 술을 먹고 내일은  무척 덥다고 하니  산에 가지 말라했는데, 더 말렸어야 했는데. 하며 모인 한 문 연 식구들이 안타까워했다. 모두 서로 눈이 붉어진 얼굴로 마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소, 라는 시속에 활짝 웃고 있는 가월시인님 사진 앞에 우리들은 엎드려 머리를 들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새벽미사에서  신부님의 강론 중에 여러분은 기적을 믿으십니까? 혹시 기적을 경험한 사람이 있습니까? 하고 물으셨다. 그러시면서 이런 저런 기적이 있겠지만 이 새벽에 이렇게 일어날 수 있는 것, 이렇게 숨을 쉰다는 것이 기적 아닐까요? 하셨던 말씀이 지금 이 자리에서 왜 그렇게 생각이 나는지 어제 함께 했던 사람을 오늘은 볼 수 없다니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무엇일까?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세상에 살면서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도 죽는 다는 것이다 그 이외는 아무것도 확실한 것도, 영원한 것도 없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어떻게 하던 행복해야 하고 그리고 서로 좀 더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례식장을 떠나면서 사진 속에 웃고 있는 모습으로 우리와  다른 세상에서는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마음으로 빌었다 .
차창 밖은 어느새 깜깜해져 있었다. 슬픔에 몸도 마음도 무거 웠고 침묵만 흘렀다 창문으로 올려다본 하늘에 듬성듬성 별이 빛나고 있었고  내 흐려진 눈에도 별이 빛났다







류준열 (2018-09-03 08: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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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월(佳月) 그림자

군복무 중 훈련과 수색정찰로 인천 계양산을 수없이 오르내렸던 기억 생생하게 떠오르는 가운데, 15여 년 간 문학단체동인으로 함께 활동했던 시인이 숲속 길 따라 자연으로 돌아갔다는 비보(悲報)

시낭송을 좋아하여 분위기 살려 낭송하던 모습 눈에 선한데, 고인의 시 ‘산은 왜 가느냐, 묻지 마라/산이 좋아 산에 간다’ 시구처럼 산이 좋아 산에 갔고 산과 하나가 되어, 세사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오욕칠정에 휩쓸리지 않는 영원 속으로 훠이 훠이 계양산 바람 타고 귀천(歸天)하였다니

해맑은 얼굴로 묵묵하게 일을 하며 남에게 싫은 소리 할 줄 모르는 순수했던 시인
문학행사와 동인지 출간작업을 하면서 오직 자기 앞에 주어진 길 과묵하게 걸으며 문학단체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시인
함께 했던 지난 날 시인의 목소리 아스라이 귓전을 울리는데, 이생에서 남겼던 시인과의 기억 떠올리며, 안타깝고 서글픈 심사에 젖어 남녘땅에서 시인의 극락왕생을 빌어보는 추모의 시간

2005년 발표한 시인의 시 ‘어느 시인의 초상’ 시구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여름 밤
“남의 괴로움을 같이 괴로워하면서/남의 잘못을 이해해 주면서도/시인의 잘못은 용서하지 못하고/몹시 자책하였습니다./겸손과 자상함을 생활의 신조(信條)로 여기고/자유로운 물결을 추구하고/인정의 바람 따라 흔들리는 착하디착한/이러한 시인은 어느 날 죽었습니다.”

세상에 와서 생로병사의 여정은 정해진 순리임을 누가 모르랴. 먼저 가고 나중에 가는 차이일 뿐이라지만, 이른 나이에 작별인사도 없이 산속바람 타고 영원의 길로 들어서버리다니.
유월 초사흘 아름다운 달그림자 따라 길게 겹쳐지는 애상(哀想)과 무상

*박가월(1954-2018) : 본명 박원규. 시인. 한국문학작가연합 회원. 현대문학사조 편집위원. 시집 <황진이도 아닌 것이>(2007), <한 남자의 한 달 생활비 내역보고>(2011).
*2018. 07. 15. 가월시인 영면
*2018. 07. 25.

박가월시인님의 명복을 비오며 극락왕생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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